[일반]'오해해'무대는, 안보이는 매력으로 시작하는 무대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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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해를 감상할 때 종종 접할 수 있는 의견이 조명과 연기에 가려서 춤을 잘 볼 수 없다는 거야. 그런 연출에는 의도가 있다고 생각이 됨.
개인적으로 오해해 무대의 매력이 바로 거기에 있다고 생각해. 잘 안보이는데 강렬한 유혹.
오해해는 시종일관 조용하고 은근한, 하지만 거부하기 어려운 유혹으로 가득찬 곡이거든.
오해해는 항상 안개같은 연기와 어두운 조명의 연출로 시작이 돼. 춤추는 기광과 그림자처럼 따르는 댄서들.
전반적으로 어두운 붉은 조명을 많이 쓰는데 도입부는 더더군다나 스모그도 가득하고 보기 어렵게 만들고 있음.
"I’m feeling something baby yeah"하고 상대에게 말을 걸듯이 1절이 시작하고 잔동작이 꽉찬 안무를 추는데
노래하는 상대가 있는 곳은 내가 있는 곳에서 멀리. 시야는 방해물로 어슴푸레함. 이런 조건이 긴장을 조성하고 호기심을 유발.
비유하자면은 내가 어두운 방 한가운데 서 있는데 방 저쪽 끝에서 정체모를 소년이 바람부는 커튼 뒤에서 은근한 제안을 하는 것과 같음
그 소년의 모습이 잘 보이지는 않지만 언뜻언뜻 보이는 모습과 목소리가 너무 매혹적이어서 눈을 뗄 수 없는 느낌
"l wanna see you baby"라면서 너도 내가 싫지 않은 것 같으니 다가간다고 예고함
심장은 점점 두근두근 뛰게 돼. 가사를 보면은, 눈을 맞추고 옆에 있으라고 작은 목소리로 소근소근 설득하던 소년이
급기야는 천천히라는 말도 집어치우고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겠다고 하면서 다가오려고 하거든.
이것은 조용한 야수와도 같은 모습이야. 뱀과 같은 서늘한 흉폭함.(이러한 기광을 두고 마왕 뱀파이어라고 하는 등의 표현을 본 것 같음ㅋㅋㅋ)
"시간은 많아 하루 종일 All day"하고 2절이 시작되는 부분의 안무가 앞으로의 전진이야
셀럽콘에서는 돌출무대로 나가고 솔콘에서는 2단무대에서 1단무대로 내려오게 되어있어.
유혹자의 실체를 가까이에서 확인하는 순간. 심장박동은 최고조. 이때가 되면은 안개도 걷히고, 물리적인 거리가 나와 가까워지게 된다.
"널 내려놔, 맘을 놓아"라고 가사는 말을 하고 있는데 안무는 바닥에서 힘찬 발바꾸기.
겉으로는 언뜻 릴렉스하게 해주고 있지만 사실 엄청난 텐션이 유지되고 있는 것을 은연중에 표현하고 있는 듯함
섬세한 손 안무에서 시선을 떼놓기가 힘든데, 테킷슬로, 하고 팔을 뒤로 확 재끼는 안무는 바로 그 뒤의 가사 '집어쳐'를 표현하는 것과 같은 박력.
오해해라고 어지럽게 외는 부분에서의 깊은 골반 웨이브는 섹시한 매력이 폭발하는 부분으로 탄성을 안지를 수가 없는 구간임.
"난 입술을 훔쳐가"하고 갑자기 확-셀럽콘에서는 암전이었고 솔콘에서는 조명의 멈춤이 있었던 것 같음
거기서 노래하는 유혹자와 나와의 거리가 갑자기 0이 되는 것과 같은 갑작스러움...그런것이 표현된 안무라고 생각됨
널 내려놓고, 눈을 감고, 긴장을 풀고, 날 믿으라던 다정한 사람이, 갑자기 훔쳐간다-그런 행위를 한거야.
사실은 부드럽게 노래하면서도, 테킷슬로는 집어치우라고, 내가 하고싶은 대로 한다고 중간중간 자기 성격을 계속 드러냈는데도 눈치를 못챈거지.
너무나 감미로운 목소리로 속삭이는 비중이 컸기때문에, 그러한 감춰진 욕망은 알아채기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됨.
하늘 위에 떠 있는 기분을 느끼고, 오해한 채로, 정신차려보니 어느샌가 짜잔-입술을 훔쳐가 버렸습니다ㅋㅋ
이 유혹의 노래를 부르고 있는 소년은 아마도 세이렌처럼 매우 매력적이면서도 나쁘고 위험한게 틀림없음.
자세히 보니까 쓰리피스 수트를 갖춰입고 잘 닦인 구두를 신은, 그런 불손한 욕망따위는 없다는 듯한 금욕적인 신사의 복장을 하고는,
커튼 뒤에서 나와서 여유로운 걸음으로 어두운 방안을 가로질러와서 코 앞에 딱, 하고 섰을 때는 이미 내 마음을 빼앗아갔다는 이야기.
...그래서 이곡을 작사작곡하고, 춤과 노래를 곁들여 완벽하게 부르기까지 한 이기광이 천재적으로 느껴지고요?
고급지고 기품있는 섹시함에 대해서 이 정도로 표현해 낸 걸 나는 별로 많이 보지 못했당. 대단한 무대임ㅋㅋ
셀러브레이트 콘에서 보면서도 감탄했었는데 이번 솔로콘서트에서 후반부를 보게 되어 기뻤음(굉장히 치명적)
셀러브레잇 콘의 의상이 붉은 벨벳으로 강렬했다면 이번에는 단정한 색의 의상이었는데 브로치와 사슬이 반짝반짝 시강이었음.
갠적으로 이 곡하고 니가뭔데는 정말 퍼포먼스적으로 기광 솔로곡의 양대산맥같이 느껴진다.
깊은 밤, 잘자요는 잠이 들고 싶은 밤에 듣고, 오해해는 잠이 오지 않는 밤에 와인같은 술 한잔하며 감상하면 좋겠음
+)콘마다 도입의 손동작이 좀 다른데...개인 취향으로 솔콘 첫콘에서 블라블라블라, 할때 간단히 팔을 들며 제스쳐한 것이 카리스마적이라 좋아서 영상 가져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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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와 파이리 글 한줄한줄 공감!!! 파이리 내가 느낀 걸 그대로 글로 옮겨주는구나ㅜㅜㅜㅜㅜ 진짜 이거야 이거!!!! 기광이가 보여주려고 한 거.. 진짜 오해해는 느낀 거지만 무대 전체를 봐야하는 곡 중에 하나인듯! 스크린 조명 노래 퍼포먼스 구성 등 전체적으로 보면 볼수록 기광이가 이 무대를 통해 뭘 보여주려고 했는지 보이더라ㅜㅜㅜㅜㅜ 그리고 곧 디테일한 연출에 감탄하게 됨 ㅜㅜㅜㅜㅜ 이기광 진짜 능력자 ㅜㅜ 어떻게 이렇게 세세하게 잘 표현했는지... 파이리 글에 다시 한 번 앓고 간다ㅜㅜㅜㅜㅜ
파이리 문과니..어덯게 이렇게 텍스트로 무대 하나를 다 표현한거야...칭찬해ㅋㅋㅋㅋ 진짜 단순히 보면 아..기광이 안보이자나...이런 조명및 연출이 많지만 곡의 메세지에는 딱 들어맞는가같아 대단해...기광이가 작사작곡+퍼포먼스 다 한다는것 자체도 너무 대단하고 의미 전달을 완벽히 하는것도 너무 멋지고..ㅠㅠ
댓글로 짧게 동의조차 못할 정도로 표현 bbbbbb 니가뭔데와 오해해는 진짜 최고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기광이가 이 글 보면 좋아하겠다 의도를 알아줬다고